채무자의 물건 처리: 법적 절차를 넘어선 해결 방법
글순서
- 임대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임대인의 인성
-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임대인의 물건은 임의처리 불가
- 강제집행신청시 발생비용 계산
- 채무자의 동의와 직접 처리방법
- 채무자와의 통화
- 물건 처리를 위한 채무자 동의 서류
- 채무자 움직이게 만들기
임대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임대인의 인성
2010년 50평 창고를 임대해주었다. 단독주택 반지하 창고라 쓸모없이 잡동사니만 쌓여있던 창고이기에 옳다구나하고 빌려주었다.
쓸모없는 창고였기에 안일한 생각으로 남이지만 말이 잘 통한 50대의 중년신사에게 보증금 500만원에 달세 30만원을 받기로 구두약속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그의 물건들이 1톤 트럭 4대에 실려왔다. 물건만 오고 중년신사는 오지 않았다. 전화연락을 취하여 계약서 작성 전인데 왜 물건부터 보내느냐 일을 이렇게 처리하면 안된다고 나의 뜻을 전했다.
중년신사는 오후에 갈 테니 일단 물건을 받아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달세 2달치를 미리 입금하겠다고 했다. 계좌에 2달치의 임대료를 받은 후 일단 물건을 창고에 정리할 수 있게 하고 오후에 계약서를 쓸 준비를 하고 기다렸지만 그의 얼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 아마 그의 사업은 파멸의 끝에 있었던 것이다.
물론 2년간 보증금 없이 임대료를 받았지만 임대료를 받을 때마다 구질구질하게 부탁을 해야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중년 신사는 마사지기계를 개발 및 제작하여 판매하는 사람이었는데 사업이 잘 되지 않는지 창고에 있는 마사지기계 부품을 찾으러 오는 일도 없었다.
앞서 말한대로 그에게 받던 임대료는 2013년 2월부로 더 이상 받을 수 없었고 연락도 되지 않은채 2018년까지 그의 물건은 단독주택 창고에 보관하게 되었다. 결국 그 동안 받지 못한 임대표를 창고를 비우기 위하여 변호사를 통하여 재판을 받았고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중년의 신사는 신용불량상태로 채무금을 더이상 지불할 수 없는 상태였다.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임대인의 물건은 임의처리 불가
그렇게 지지부진하며 2024년이 되어 단독주택 처분을 위하여 정리를 하기 위해 창고에 있던 채무자의 짐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채무자의 물건이지만 내가 손을 되면 재물손괴 및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처분을 할 수 없다.
물론 변호사들의 상담을 통하여 이미 채무자가 사업이 망했고 필요없는 물건이기 때문에 임의처분해도 뒤탈이 없을 수도 있다는 책임감없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일말의 불안감도 남기기 싫었던 아내와 나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채무자의 짐을 법의 힘을 통하여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법원 집행관을 통한 강제집행신청을 하여 세입자이자 채무자의 물건을 경매를 통하여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이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법원 판사로부터 승소 판결문과 집행문을 부여받는 것이 선행조건임을 밝힌다.
각 지방법원에는 집행관사무소가 있고 안내받아 일처리를 하면 할 수 있다. 신분증과 인감 도장만 있다면 시간이 걸려도 법원내에서 모든 신청이 가능하니 겁먹지말고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채무자로 부터 받지 못한 돈 1500만원과 변호사비 등 손해가 이만저만인 상황에서 강제집행신청시 비용해야할 금액이 고통으로 다가 왔다.
강제집행신청시 발생비용 계산
1. 강제집행신청 집행관 출장비 약 30만원
강제집행신청을 하면 집행관이 집행해야할 물건이 있는 곳으로 3차례 방문하게 된다. 1차에는 집행장소에 방문하여 집행할 동산에 대한 감정과 채무자에게 강제집행에 대하여 안내한다. 2차에는 채무자의 답변여부에 따라 강제집행을 위한 경매를 여부를 결정한다. 3차에는 법원에서 강제집행물건을 임시 보관소로 옯기게 된다.
2. 강제집행물건 이동 비용 및 보관료 약 200만원
나는 나의 재산을 이용하여 임대를 해 주었을 뿐이지만 나의 재산권은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나의 재산권은 나만 지킬 수 있다. 강제집행물건 이동 비용 및 보관료를 채무자에게 변제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신용불량자인 채무자에게서 그 돈이 나올리 만무하다. 결국 또다시 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관된 채무자의 물건의 경매도 일반적으로 3개월 뒤에 열린다고 하니 보관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보관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비용도 부담스럽다.
3. 강제집행물건의 낙찰 비용
내 경우 채무자의 기계 부품은 아무 필요가 없는 경매물건이기 때문에 아무도 입찰하지 않는다면 결국 최저가로 내가 낙찰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 집행관과 합의하에 그 동안 지출된 비용으로 정리될 수 있는 사례를 확인한바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억울한 사람에게 일말의 여지를 준다.
4. 강제집행물건 폐기 비용
낙찰 비용은 어떻게 넘어가더라도 결국 쓸모없는 이 물건을 빨리 폐기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관료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폐기물 없체 알아보니 최소 견적이 200만원이다.
결국 창고를 비우기 위하여 내가 지불할 비용은
집행관출장비 30만원
강제집행물건 이동비용 및 보관료(3개월) 약200만원
강제집행물건 낙찰비용 0원 또는 추가금액
+강제집행물건 폐기비용 200만원
최종비용 최소 430만원
임대를 잘 못하니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 후회가 밀려오고 괴롭기만하다. 일단 강제집행신청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채무자의 동의와 직접 처리방법
결과적으로 창고에 있는 채무자의 물건은 현재 폐기물이라 판단된다. 만약에 이 물건을 직접 처리할 수 있다면 당장 200만원으로 폐기물업체에 일을 일임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채무자의 동의만 있다면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채무자와의 통화
기존의 내 전화를 받지 않는 채무자이기에 지인의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다. 아마 내 전화번호를 차단했나보다. "여보세요" 수화기 넘어로 채무자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내가 그를 처음에 중년신사로 표현한 가장 큰 이유는 거의 중저음 목소리 때문이다.
그에게 현재상황에 대하여 솔직하게 전달하고 재판판결에 대한 손해배상은 중지할테니 물건만이라도 정리하자는 취지를 전했다. 물론 폐기물업체 처리비용도 내가 대신 내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에게 동의서 작성을 부탁했다. 그도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이미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라며 동의서를 작성해서 보내주겠다고 한다.
물건 처리를 위한 채무자 동의 서류
1. 신분증 사본
2. 인감증명서
3. 인감도장을 찍은 동의서(동의서 내용은 자유롭게 작성 가능) 단, 물건 처리하는 주소와 물건의 내용이 담기는 것이 좋다.
(이 세가지 서류는 법원집행관 사무소 직원에게 직접 물건을 처리하기 방법을 문의 후에 알게 된 정보임을 밝힘니다.)
하지만 그 후로 채무자의 연락은 없었다. 신분증 사본과, 인감증명서 우편으로 보내기 일이 부담이란 생각이 들었다.
채무자 움직이게 만들기
통화 속의 채무자는 여유있는 목소리였다. 남에게 줄 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돈이 많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채무자는 이런 상황에 자주 노출되어 더 이상 대응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무자의 동의서와 각종 복잡한 서류없이 물건을 처리하는 방법은 원초적으로 물건의 주인이 직접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나의 계획은 이랬다.
폐기물처리업체에 미리 채무자가 전화 올 것을 이야기 해 놓고 채무자가 직접 폐기물 업체에 물건폐기를 요청한다. 그리고 이 때 발생하는 비용은 내가 부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매우 적절했고 실제로 이루어 졌다. 폐기물업체 사장님은 자신의 사무실 전화기는 자동녹음이 되기 때문에 증거도 있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셨고 폐기물의뢰도 채무자의 이름으로 진행됨을 안내해주셨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니 법원의 복잡한 과정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채무자를 상대하는 동안 마음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결과만 생각했다. 나만 생각했다. 이 방법이 최선이고 100원이라도 이득을 보기위한 방편이란 생각으로 인내하고 채무자를 설득해 나갔다.
이렇게 일을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다음주 창고를 정리하기로 날짜를 정하고 나니 썩은 이빨이 빠진 기분이다. 이렇게 인생의 문제들이 하나씩 풀리고 있다. 나의 인생은 점점나아지고 있다.
